서울 강서구 지하철 9호선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김가을(24)씨가 일주일 넘게 행방이 묘연하다. 특이한 점은 실종 당일 밤 김씨가 119에 언니를 구조 요청한 사실이 전해져 의혹이 커지고 있다.
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"굉장히 큰 의문을 유발한다. 어떤 경위로 119에 전화했고, 김씨가 신고한 것이 맞는지 등 확인해야 한다"고 강조했다.
그는 김씨가 119에 전화한 상황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. 이 교수는 "보통 119에 신고를 하면 내가 어떤 도움이 필요할 때 신고하는데, 본인은 아직 집에 안 갔는데 집에 있는 언니를 도와달라고 전화했다"며 "'언니가 아프다, 쓰러질 것 같다'는 내용에 구조 요청을 한건데, 언니는 그냥 집에 있는데 119가 갑자기 들이닥친 것"이라고 말했다.
김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9시 30분쯤 언니와 연락이 두절됐고, 김씨의 가족은 같은 날 오후 11시 37분께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. 그런데 신고 직전 김씨는 오후 11시께 "언니가 쓰러져 있을지 모른다"며 119에 신고를 했고, 언니 집으로 구급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.
이 교수는 "언니가 그런 일 없고 위험하지 않다고 하니까 119가 돌아갔다. 이후 신고 전화를 한 동생이 귀가하지 않은 채 연락이 두절됐다"며 "이 대목이 굉장히 큰 의문을 유발한다"고 말했다. 그러면서 "예컨대 자발적인 가출 같으면 굳이 119가 등장해야 할 이유가 없을 것"이라고 꼬집었다.
김씨의 가족의 말에 따르면 앞서 김씨는 같은 날 회사에서 퇴근 후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고, 그는 이날 오후 9시께 자신의 SNS를 통해 '파마하자마자 비바람 맞고 13만원 증발', '역시 강남은 눈 뜨고 코 베이는 동네'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. 이후 30분가량 흘러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.
이 교수는 이에 대해 "강남에서 머리를 하고 가양역에 돌아온 다음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"면서 "어떤 경위로 이런 상황이 전개됐는지 119에 왜 전화했는지, 119에 전화한 사람은 김씨가 맞는지 모두 아직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"고 안타까움을 전했다.
이어 "이 사건은 굉장히 많은 사람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"며 "젊은 여성이 갑자기 어느 날 증발해 일주일 가까이 연락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제일 큰 문제로 보인다"고 전했다.
김씨의 가족은 최근 실종 당일 김씨의 얼굴 등 사진을 공개하고 목격자를 찾고 있다. 김씨는 163cm의 키에 마른 편으로 당시 베이지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레인부츠를 착용했다. 김씨의 언니는 "언론에 보도되고 SNS에 퍼질수록 동생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는 마음에 제 번호까지 걸고 전단지를 만들었다"며 중요한 제보가 아니라면 전화를 삼가해달라고 당부했다.
한편, 경찰은 지난달 27일 서울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김가을 씨의 유서를 발견했고, 김 씨 소유 태블릿 PC에서 "유언, 내 죽음에 누구도 슬퍼하지 않았으면 한다"라고 남긴 한글 문서를 확인했다.
김 씨는 실종 직전인 밤 11시쯤 119에 신고한 뒤 가양대교 남단에 서 있는 모습이 버스 블랙박스에 포착되기도 했다. 이에 경찰은 범죄 관련성을 의심할 정황은 없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수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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